발足/담채
가벼운 것들이 그리워
날아오르고 싶은 날
길을 어르며 땅을 딛는 발
긴장하는 발바닥이 돌부리 하나 풀포기 하나
건너뛰며 발짝을 떼었을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사무치게 짓눌렀을 무게들
땅으로 스며들어 묵음이 되었으리
눈에서 멀어 아픔도 조용한 발
향방 없이 멀었던 길들 얼마나 걸었는지
딱딱한 발바닥에서 불 냄새가 난다
오래 걸어온 발이 곰곰 생각했으리라
무릇 만물의 중심은
위를 짐 지고도 고요한
맨 밑바닥에서부터 세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깊은 밤, 하루를 끌고 온 기도가
긴 터널을 빠져나간다
한 번쯤은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은 발이
필사의 직립을 멈추고 맨발 모으는 시간
또다시 걸어야 하므로
맨발 위에 머문 굴곡들 가만히 짚어본다
말굽을 닮은 발바닥
맨발이 시리다
'西海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存在로서의 生命 (1) | 2022.09.29 |
---|---|
神과 나눈 이야기 6 - Neale Donald Walsh* (4) | 2022.09.26 |
커피 파는 여자* (0) | 2022.08.30 |
방황* (3) | 2022.08.29 |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 (0) | 2022.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