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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밤하늘

by 담채淡彩 2024. 1. 1.

 

 

밤하늘/담채

 

서쪽 하늘 유성우 하나

성호를 긋고 사라져간다

어둠과 어둠 사이 한밤의 중천을 바라보았을 때

나는 한 마리 짐승

초승달의 뒷면 저 푸르고 깊은 은하를 넘어

모래알 같은 별부스러기들을 안고

내 영혼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生은 이미 저무는 강변에 닿고 있다

나는 어쩌다 이상하게 살아남아

저 형형한 별빛 앞에 하얀 머리를 조아리며

밤하늘을 바라보는가

이제 시큰둥한 별들은 나를 보고도

더 이상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먼 하늘에 흐르는 운명의 피 냄새

눈 깜박할 사이 운명의 회오리가 전신을

파고 들어 밤새 온몸을 찌른다

살아서 지은 죄와

무수한 풀꽃들의 봄과 여름과

내 사소한 욕망이 긴 그림자를 끌며

어딘가로 사라지는 굴절의 의 시간

별들은 멀리 있고

나는 나를 건너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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