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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밥을 안치며*

by 담채淡彩 2022. 7. 18.

 

 

밥을 안치며 /담채

 


잠든 귀 활짝 열린 아침

초로의 사내가 아침밥을 짓는다

 

사십 년 한 날 같이 내 밥상 차려준 아내에게
더운밥 지어주고 싶어 밥을 짓는 아침

 

받은 것 너무 많아 이제 그만 받아도 좋을 나이
쌀을 씻고 냄비를 닦고 된장 국 간을 보면서
아침밥을 짓는다

 

성찬식 밀떡 같은 작은 밥상을 받고도
즐거운 아내 

 

맵고 짜고 시고
구석으로만 밀려났던 세상 한 곳이
문득,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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