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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수의壽衣*

by 담채淡彩 2020. 7. 31.

 

 

 

   수의壽衣 /강성백 

    

   

     노모께서 손수 壽衣를 장만하셨다

 

     수의는 마지막으로 을 덮고

     저 세상으로 훨 훨 날아서 가라는 옷이다

     다시는 벗을 수 없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여서 여미는 옷이다

     세상 마지막 길은 쥐고 갈 것이 없으므로

     누구의 것이나 주머니가 없는 옷이다

     일생 의 발 밑에 엎드린

     무릎 아픈 어머니가 聖衣를 모신 듯

     장롱 깊숙이 정히 모신 

     삼베옷 한 벌

     이미 한  떠나 따로 나앉은 듯

     홀로 깨어 이승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누구나 제손으로 입을 수 없는

     온몸으로 품었던 세상을 반납하고서야

     비로소 입혀지는 마지막

     한 벌의 옷

     질기고 거친 삼베 자락 그 성근 결 사이로

     눈 내리고 비 내리고 거친 흙바람이 지난다

     이제, 더 이상 간섭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남은 生의 거리를 재는지 

     시간  빠르게 개입하고 있다 

 

 

 

 

      2009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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