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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아버지*

by 담채淡彩 2021. 5. 13.

 

아버지/담채

 

 

달밤에 쇠똥구리 하나

제 몸보다 열 배나 큰 바위를

힘겹게 굴리며 가고 있구나

저 위대한 노동이 묵묵히 끌고 온 슬하 

아, 아버지

허기로 저무는 길 위에서

자꾸만 물이 켰으리

 

 

아버지의 등/담채

 

자정 넘어

아버지 검은 등이

형광등 아래 쓰러져 있다

수백 년 노송의 몸피 같이 굳어있다

조용한 목마름이

저 등을 타고 흘렀을 것이다

지친 등이 힘을 모아 웅크리고 나귀처럼 잠든 밤

철부지 육 남매 포개 업고

동트는 새벽 들판

달리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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