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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오후 3시의 적막*

by 담채淡彩 2023. 1. 17.

오후 3시의 적막/담채

 

공사판 모래더미 위에

삽 한자루

푹, 꽃혀있다

 

밀짚모자를 눌러 쓴 늙은 인부가

그 앞에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다

 

아주 긴 시간 홀로 사막을 넘다가

신기루  바라보다

보다가 말다가

 

가난이 흘러가는 서쪽

영혼이 불려가는 동쪽

 

푸른 담배 연기가

혜성의 꼬리처럼 길게 번져나가는

오후 3시의 적막 

 

하루하루를 건너가는 울음이         

텅 텅, 정수리를  친다 

 

 

***

인부가 끌어안은 삶은, 자신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더욱 완강하게 자신을 붙잡는 삶이다.

하루하루를 건너가는 울음이 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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