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담채
그의 우물 속에 돌을 던지면 오래 있다 ‘풍덩’ 소리가 났다
한 번 들어간 바람이 다시 나오지 못하는 까마득한 비밀의 신전神展
멋모르고 가라앉은 바람과 구름과 지상에서 내려간 소리들 켜켜이 이끼로 피었겠다
사랑은 황홀을 동경하므로 시시각각 착시錯視를 불러들인다
늘 스스로 만든 덫에 삶을 다치고 마음을 벤다
간절한 사랑은 아득한 곳에 있으므로
사랑 /담채
사랑은 불확실하고
이별은 확실하다
그 인연
긴 江으로 흘러 바다에 이르면
그렇게 쌓인 울음
제 물빛 되는가
무제無題 /담채
엄동설한
대동강 얼은 물
백 바가지 퍼다가
내 살로 데워 너를 씻어주면
네 몸에서
꽃이 필까
눈물이 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