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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진통제 삼키는 밤

by 담채淡彩 2024. 5. 30.

진통제 삼키는 밤/담채

 

잡념 같은 별들이 수북이 내려앉은 밤 
몸에서 흘러나온 그림자가
개기월식처럼 빛을 가리고 있다
東에서 西로 부는 바람에 
일만 개의 나뭇잎들이 앓는다
生을 안아도 내 몸은 열리지 않고
꺼뭇꺼뭇 검버섯이 핀 내 生에 잠시 꽃물이 든다
나는 하나의 길도 건너지 못했다
가는 비명을 끌어 안은 육신이 땀에 젖는다
신열에 쌓인 뜨거운 몸이 죄를 짓듯이
진통제를 삼킨다
창밖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튼
적요가 달처럼 희다 
숨어 있던 길들이 어둠 속을 맴돈다
이 저주가 풀리면
나는 바람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2024.05.27
 
 

 

***

神들이 최고로 공들인 사람의 현실은 一回性일 리가 없다.

나는 '최후의 심판'을 믿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천당과 지옥도 믿지 않는다.

피조물의 차원상승 진화를 믿는다.

고통 속에서도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여 고맙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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