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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필부일기와 노년일기/담채

by 담채淡彩 2023. 12. 24.

필부일기와 노년일기/담채

 

짧은 동안 필부일기의 를 몇 편 올렸었다. 

글을 쓰면서도 내 처지가 진정 필부의 범주에 드는가 의심이 들기도 했으면서

내 자만이 가져온 제목이 아닐까 각성하며 ‘노년일기’로 바꾸기로 한다.

 

오늘이 12월 24일 거룩한 성탄절

길 위에서 한 해를 돌아본다.

떠나는 건 세월인데 내가 배웅받는 건 아닌지

속절없이 푸른 결핍을 만져보며 안개만 몰려오는 계곡을 만난다.

 

햇살 한 줌에 욕망 한 개씩 탁발하며 한 걸음씩 걸어온 한 해

이 작은 생이 오류라면 인간의 높이를 따돌릴 수 있는 게 세월이라 해두자

을 만나는 밤이 더 있어야 하겠다.

 

202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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