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年日記 12 - 용돈/담채
70을 넘긴 나이,
내 경제적 월소득은 최저임금보다도 적은
국민연금 구십여만 원이 전부다
이 소득에서 매달 오십만 원을 떼어
93세 노모에게 보낸다
나머지 사십 여만 원,
나는 이 작은 돈으로도 꿈을 꾸며
구름이 하늘을 건너가는 소리를 듣는다
적당한 거리에서 나를 부축하는 적빈은
소슬한 노후를 곧추세우는 맑은 道伴이 된다
老年의 용돈은 크게 많지 않아도 좋다
춥고 긴 겨울 차게 산 대가로
봄배추 씨앗을 사 오신 어머니는
결핍을 건널 때 더 향기가 났다
삶이란 늘 부족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는 길이 서늘하지만
아무 관계없이 나의 歲月이 간다
20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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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난날들을 이끌고 막 도착한 지금을 사는 것이다.
현재는 지난날의 끝에 매달린 나뭇잎이라는 생각이 든다.
싹을 내밀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리고 넉넉하게 그늘을 드리운 나무를 보면
나이가 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