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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2024.05.02 / 맑음

by 담채淡彩 2024. 5. 2.

 

 

2024.05.02 / 맑음

 

 

며느리의 생일을 깜빡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제는 적어두지 않으면 내 생일도 까먹게 생겼다.

아들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 얘기했더니 이젠 안 챙겨도 괜찮다고 했지만

무심한 듯 보여질까 마음이 쓰였다.

 

곧 어린이 날이고 어버이 날인 5월 8일은 막내 손자가 태어난 날이다.

달력에다 표시는 해두었지만 병원 가는 날에만 신경을 쏟다보니

그마저도 잊어버릴까싶어 미리 용돈을 보내기로 했다.

 

아침 일찍 노모의 전화를 받았다.

여동생에게서 최고의 보살핌을 받는 중에도 안면도에 가셔서 여름을

보내고 싶다 하신다.

겨우 하루 세 시간인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만  생활하시겠다는 것인데

그러기엔 연세로 보나 건강상태로 보나 불가한 일이다.  

그런데도 막무가내 안면도로 데려다 달라 하신다.

아버지와의 결혼 이후  80년 가까이 살아오신 곳

다정한 이웃들의 안부가 어찌 궁금치 않으랴.

내가 내려갈 수 있는 몸상태만 된다면야 당장이라도 모시고 가고 싶지만

노모의 청을 따를 수 없는 처지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

지난해 헬스클럽에 나가면서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체중이 점점 줄어

작년보다 6kg나 빠졌다.

이젠 겁이 난다.

남들은 안 먹어도 살이 쪄서 걱정이라는데 나는 체중이 안 불어 걱정이다.

세 끼 죽을 먹기 때문에 최선의 영양이 공급되도록 의사와 상담하고 있다.

 

삶이란 이렇듯 풍부해보이면서도 허기진 것이다.

이 절대고독의 현장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나가고 있다.

‘다 지나가리라’ 경전 같은 문구를 다시 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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