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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2024.05.04/맑음

by 담채淡彩 2024. 5. 3.

2024.05.04/맑음

 

세월은 너무 빨라

아득히 먼 길을 온 듯도 하고 지금의 내 나이를 믿지 못할 때가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것도 순전히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밖으로 보이는 나는 이제 아저씨를 지나 꼼짝없이 할아버지의 세월에

진입해있다.

 

며칠 후면 어버이 날이다.

딸과 아들이 점심을 사주러 동네에 왔다.

소갈비살과 냉면을 먹었는데 나는 오늘도 야채죽이다.

자고 새면 오르는 게 요즘 물가다.

제법 비싼 식당 밥을 먹었어도 가난했던 유년기를 공유하는 노년 세대들은

어머니가 해준 밥을 지상 최고의 식사로 기억한다. 

식사가 끝난 후 아들과 딸이 용돈을 주었는데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부모에 대한 예절이려니 생각하여

고맙게 받고 나는 나대로 착한 여동생과 함께 계시는 노모에게 

용돈을 보냈다.  

 

자식하고 같이 있다보면 함께한 세월이 뒷쪽에 남아

언제나 시간여행을 하게 한다. 

그 시간 속에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내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 있어

젊은 날의 나를 돌아보게 되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나는 항상 부족한 사람이다.

 

 

 

 

세월이 흘렀다는 것은 나도

역사가 되었다는 말이다

 

세계사보다 두꺼울

우리들의 개인史

 

오늘도 산 역사를 확인하며

아득한 길의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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