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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2024.04.28

by 담채淡彩 2024. 4. 28.

2024.04.28 맑음/

 

밤 10시 경 안면도에서 전화가 왔다.

혼자 계시던 노모를 여동생이 모시고 간 후 살던 집이 몇 달째 비어있다.

이 빈집을 세를 놓으라는 전화다.

그렇지 않아도 몇 달째 비어있던 집이라 신경이 갔었는데 잘 된 일이다.

이 집은 각종 관공서와 하나로마트, 6개의 병의원, 버스터미널, 시장 등의 편의

시설이 반경 200m 안에 자리 잡은 남향으로 주거지로는 가장 좋은 위치이며

지은지 십 년이 채 안 된 비교적 깨끗한 원룸이다.

시골임에도 집이 모자라 셋방이 많은 동네.

그럼에도 혹 노모께서 다시 내려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비워두고

있다가 전화를 받고 월세를 주기로 했다.

월 5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었지만 관리를 목적으로 한 만큼 매월 10만원씩만

받겠다고 하니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집이 비어있어 마음 한 켠 늘 걱정이 많았는데 세를 들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짐을 내려놓은 듯 마음이 가볍다.

 

몸이 불편한 후로 운전대를 잡기가 싫어 지난 해 승용차를 처분했다.

이제 고향이 그리우면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버스 2시간 거리인 안면도를

당일치기라도 가끔씩 다녀봐야 하겠다.

서울살이31/담채

 

 

내 혈관 속 염분은 갯벌하고 같아서
언제나 몸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
 
사막에서 바라본 바다 같은 이름
뱃길로 훌쩍 가고 싶은 그곳

 

몸을 세워 높은 곳에 이르지 못하고
나는 자꾸 두고 온 것들의 배후를 돌아보고 있다 
 

줄곧 사용하던 날씨를 버리고

기늠조차 되지 않는 다른 날씨를 살고 있는 맨발들

 

감은 눈 다시 감고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허공 만 응시하는 얼굴들이 보인다


저 얼굴에서

무엇이 사라지면 저런 모양이 되는 걸까

 

해골 바가지 같은

텅 빈 웃음만 남기고...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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