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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LH 사태를 보면서

by 담채淡彩 2021. 3. 26.

LH 사태를 보면서/담채

 

신도시 사업시행의 직접 당사자인 LH직원들이 대상토지에 투기를 한 건 범죄적 행위 이상으로 그 죄질이 무겁다.
대다수 LH 직원과 그 관련자들이 신규 사업지구지정 그 이전에 토지를 취득하였을 것이니 그 차익은 안 봐도 뻔하다.
또한 LH직원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차명으로 취득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업지구 지정이 끝나고 그 토지를 매수하는 데에는 “공공용지 취득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하는데 그 법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여 몇 번만 읽어도 누구나 쉽게 암기할 수 있을 정도의 법이다. 그 몇 줄 안 되는 법 안에 나무이식, 분묘이장, 주택보상, 그 외 지장물 보상, 영농손실보상 등의 규정이 명료히 밝혀져 있으니 사업당사자인 LH 직원들이 유리지갑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이 법을 악용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기를 했을지 짐작이 가기도 한다.

해당 토지를 매입하기 전에 감정을 의뢰하여 땅값을 확정하는데 감정기관 두 곳을 선정하여 감정토록 한 후 그 값을 2로 나눠 그 평균가를 적용 보상가를 확정한다. 보통의 경우 감정기관과 사업시행자는 갑을 관계로 형성이 되는데 토지취득과정에 있어 보상가가 높을수록 취득업무가 용이하고 사업시기 또한 단축될 수 있으므로 감정사에게 최대한 높은 지가로 감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할 수 있겠다.
사업비야 아무리 과다 투입되더라도 이게 다 세금이니 자신이 손해볼 일 없다는 식이다.

결국 을인 감정기관은 싯가보다 높은 보상가를 결정해주는 게 관행일텐데 이런 과정을 면밀히 알고 있는 LH직원들은 지금 이 토지를 사들이면 단시간 내에 얼마를 벌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알 수밖에 없는 구조다.

LH 직원들은 그런 토지에다 과감하게 투기를 했다.
이번에 터진 LH사태를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오래, 넓고, 깊게 투기를 해먹었을까...?
나는 어느 공기업 현직에 있을 때 공공용지를 취득하는 업무를 수년간 담당한 일이 있다.
토지취득 시점에 이르면 토지를 소유한 이해당사자에게도 사업전반에 관한 것들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시기이다.
그럼에도 토지주들은 자신의 토지나 지장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액은 알 수 가 없다.

와중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간간이 매물로 나온 토지들이 있었는데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역 주민이 나를 찾아와 그 토지를 자신이 매입하고 싶어도 현금조달이 어려워 그러니 날 보고 그 토지를 취득하라는 주문이다.
그 토지를 취득하면 불과 일년 후 두 배의 이익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내 서류에 분명하게 기록되 있을 때였다.
비록 매입을 했더라도 큰 구설이 없을 토지였으나 나는 단 한 마디로 거절했다.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적 사명감이었다.

LH 투기사태를 보면서 실로 착찹한 마음이 든다.
한술 더 떠 여당에서 나오는 수사방식이나 비적극적 수사태도와 진즉 입법이 되있어야 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의
끝없는 표류와 기껐 정치인 몇 명의 재산신고를 받는 것으로 세간의 이목을 돌리고 있음을 보면서
도대체 이 나라는 누구의 것이며 미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절로 탄식이 나온다.

어제도 그 정치인
오늘도 그 정치인
내일의 예보도 흐려있다.

우리나라 정부나 그 산하 공공기관의 전산 데이터베이스는 상상이상로 치밀하고 방대하게 구축되어있다. 이 자료를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는 수사기관이 전면수사를 할 경우 투기행각을 잡아내는 일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인데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국민을 더 분노케 한다.

감사원의 기능 작동에도 빨간 불이 켜져있다.
여당의 처리 방향은 아예 모든 불이 꺼져있다. 이번 LH사태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하는 게 감사원의 기능이고 어떻게 마무리 되어야 하는가는 정부와 여당의 몫에 해당할 것이다. 총체적 난관을 관망하면서 젊은이들의 꿈이 짓밟히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정부와 여당이 나서 선도할 것을 간절히 빌어 이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