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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가락*

by 담채淡彩 2022. 7. 27.

가락 /담채

 

 "고장 난 냉장고 삽니다아
피아노 삽니다 에어컨 세탁기 삽니다
고장 난  가전제품 삽니다아---"

 올라갔다 내려가고 내려갔다 올라가며 다시 이어지는 저 고달픈 가락,
잠시 끊어졌다가

 "고장 난 물건 삽니다아---"

이런 이런,
나를 사겠다는 소리 아닌가 
알고보니 고장 난 가전제품은 헐값 중에도 헐값이란다 

70년 넘게 구부러진 내 生     
고장 난 무릎 어깨, 소금꽃 하얗게 흘러간 등짝 
모두 팔아버리고 싶은, 하늘이 샘물같이 맑은 날

불현듯 고물장수 확성기 소리가 나를 끌고 간다
골목으로 골목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나를 끌고 간다

지금 내다 팔아도
나는 아주,
아주 헐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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