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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내 딸 시집을 간다*

by 담채淡彩 2022. 7. 26.

 

내 딸 시집을 간다/담채

 

내 딸 시집을 간다
분홍 저고리 청치마 아내
오장육부 따라간다
제 어미가 나를 만나 母港을 떠나왔듯
한 번도 가본 일 없는 길 따라
母港을 떠난다       
험한 세상 목을 꺾어 돌아보지 못한 것이
아이를 키우고
밥을 안치고
된장국 간을 맞추며
한 家系를 이어갈 것이다
모든 길은 떠남으로서 시작이 되는 것이므로 
슬하를 떠난 후에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 盛婚
훗날 두 사람 온전하거든
눈이나 펑펑 내려라

삼백 예순 날 꽃잎 날리며 살아라

note

한 해를 걸어온 사람들이 다음역을 기다리며 서성이는 12월 도심의 예식장,
주례사는 짧고 붉은 카펫이 정갈하다
나는 子息을 놓고 또 하나의 삶을 실험대 위에 세운다

200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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