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自作詩

몸을 눕히며*

by 담채淡彩 2022. 7. 27.

몸을 눕히며/담채

 

임금님들 몇 분
수천 궁녀 거느리시고
이방 저방 오가시고
빨리빨리 돌아가셨네

 

모래바람 부는 열대의 대륙
일부다처 부족의 턱수염 사내는
아직도 건재하시고

나는
한 평생 주말부부

 

廣野로 떠나신
붓다도 아니면서
예수도 아니면서
聖者처럼 몸을 눕혔네

 

수척한 갈대숲이 마르다 마르다 헝클어지는 밤에
두루미처럼 외로워져서
혼자 이불을 깔았네

 

바람이 부네

내 아내
일구월심 여사께서는
조용히 씨방을 내리고

또 한 계절이 가네

 

기러기를 닮은 여자가 입덧을 하는지
와-르-르-르 은행잎 쏟아지고

 

 

2000.12
 
주말부부 30년차에... 

 

 

 

'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월급날*  (2) 2022.07.28
가락*  (0) 2022.07.27
내 딸 시집을 간다*  (5) 2022.07.26
未完의 길*  (6) 2022.07.24
첫사랑*  (0) 2022.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