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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허기진 생에 대한 연민

by 담채淡彩 2024. 4. 10.

 
 
허기진 생에 대한 연민/담채


 
자생의 능력을 상실한
이백 살 먹은 거북이
겨우 관람객이 던져주는
빵 쪼가리 따위에 줄을 서야 한다
갑골의 유적 대신
물이끼를 키우는 등
그 등에 새겨지던 세월의 비밀이
푸른 처연으로 남아있다
 
우리 모두
너무 오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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