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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219

아내에게 간다 아내에게 간다/담채 간판 이름이 사십 년째 안 바뀌는 생선가게 맞은 편 버스터미널에서 안면발 강남행 고속버스 타고 서울을 간다 안면도 연육교 지나 물오리 흰배멧새 한 물결 한 지붕 아래 고락하는 천수만 지나 앞 달리는 차-차-차 꽁무니 물고 직통버스 타고 서울을 간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두 번은 만나야 부부라고 믿는 아내와 결혼해서 몇 십 년째 산 것도 같고 안 산 것도 같은 금요일 늦은 오후 편도 10,600원 교통비 깔며 깔며 안면발 강남행 직통버스 타고 서울을 간다 산다는 건 그냥 달려가는 것 가다가 멈추면 큰일 나는 것 저 많은 자동차들 저 많은 사람들 도대체 무슨 중차대한 일로 하나밖에 없는 목숨 걸고 달리고 달리는지 총총한 감시카메라 눈 부릅뜨고 쳐다본다 내 속의 중력을 일제히 잡아 끄는 금요일.. 2012. 5. 8.
흔들리는 봄 흔들리는 봄/담채 기다리던 사람이 다녀갔다 먼 길 안개를 밟고 온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는 길은 얼마나 먼 기도인가 맑은 정신으로 그를 보았다 깊고 푸른 바다를 안고 갔을까 울울한 솔숲 고요를 안고 갔을까 황사바람 등지고 그가 간 후 긴 형벌의 시간이 오지 않기를 12.04.06 2012. 4. 6.
작별 작별/강성백 나무가 얼어 죽고 불 꺼진 쪽방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엄동 한파 그때 나는 노모의 곁을 떠나왔다 당신은 혼자서 차디찬 적막을 어루만질 것이다 내가 없는 밥상에는 김치 말고 또 무엇이 오르게 될까 잠이 안 오는 겨울 밤 천 리 밖 하늘에서 노모의 식은 밥상이 떠서 날아오고 언 땅에 또 눈이 쌓인다 癸巳年 一月初 2010.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