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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가을...*

by 담채淡彩 2022. 10. 29.

다시 11월/담채


나무는 잎을 보내고
외로운 越冬을 준비 중이다

霜降 지나 피어난
붉은 가을 장미
아직도 단단한 가시는 種을 위하여 날카롭다

오늘 같은 날에는
낙엽 위에 詩를 쓰며
낭만의 시대를 추억하는 것이다

나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한 번 더 천천히 낙엽을 밟는다

순환은 늘 정확하고
歲月은 나를 놓아주기 위하여

오늘도 분주하다

 

가을 들녘에 서서/담채


나무는 잎이 가장 가벼운 때 그들을 보낸다
궁극으로 돌아가는 것들은 가진 것이 없다

씨앗의 고동과 한 순간의 열정이
살다 간 자리

텅 빈 가을 들녘에 서면
간절했던 자리마다 빈손으로 떠도는 바람소리

 

가을밤3 /담채


백 송이 천 송이
꽃을 피운 구절초 옆에서
귀뚜라미 밤새 운다

다리 하나 부러지고
날개 하나 찢어지고
그러고도 밤새 마파람 등지고 운다

수척한 은사시나무 숲이 마르다 마르다 헝클어지는 밤에
그대여
어느 그리움에 무릎 꿇고 있는가


2999. 10 安眠島에서

 

가을밤 2 /담채


오래된 침대를 버리고 나서
더 넓어진 방

나는 혼자이고
바람은 수행 중이다

오지 않을 사람이
많이 그리운 시간

나무는 오늘 밤도
혼자서 잎을 보낸다


2001. 10 安眠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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