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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따질 수 없는 것들

by 담채淡彩 2024. 2. 7.

 

따질 수 없는 것들/담채

 
 

어린 시절 여자 짝꿍 주려고
풀꽃 모가지 댕강댕강 잘랐듯이
 
젊은 엄마가 과수원 품팔이 갔다가
새끼  먹이려고 사과 몇 알
치마폭에 숨겼듯이 
 
긴 노역으로 허리 꺾인 家長이
집으로 돌아가다
길바닥에 떨어진 지폐 한 장을

슬쩍 챙겼듯이
 
세상에는
묻지 못할 죄들도 많은 것이다

 

 

세월이 간다/담채

 

겨울이 느리게 간다

겨울비에 가랑잎은 길을 재촉하지만

그 둔덕 사이로 한껏 희망처럼 물오르고 있는 쑥풀들,

하나의 가슴으로 맞고 보내는 이 겨울이 쓸쓸하다

 

할머니의 세월을 내가 믿지 못하였듯이

내 아버지의 세월을 조금밖에 믿지 못하였듯이

남아있는 어머니의 세월과 너와 나의 세월이 간다

 

바람은 변심하여 햇살을 간지르고 대지는

또 한 차례 순환을 준비한다

 

무반주 첼로를 들으니 코끝에 저수지가 생기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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