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담채
검푸른 西海
눈발 구만리
물새 한 마리
무너지는 폭설 속을 혼자서 간다
뒤집혔다 잦혀졌다
먼 바다 쪽으로 간다
무엇 하나 쥐고는 갈 수 없는
뼈를 비워 닿는 길
수직의 욕망
성난 파도 위에
던지고 던지며
망망한 世上을 표표히 건너가는
저 풍찬노숙의 생
note
西海에 많은 눈이 내렸다.
오후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폭설이 내린다.
눈보라 속 난바다, 갈매기의 비행이 경이하다.
무거운 것들은 저 허공을 닿지 못한다.
1999. 01
安眠島 방포 폭설의 해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