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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by 담채淡彩 2020. 8. 21.

 

밥/강성백

벼가 익는다
낮은 물에 발 담그고 벼가 익는다

수수 천 년
빈 그릇에 메아리 지는 허기를
뜨겁게 덮어온 저 이삭들

저것들이 한 사발 흰 쌀밥으로 내 앞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바람 지나갔으랴

삼복염천의 정수리를 가장 오래 걸어온 기도가
들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시간

뜨겁고 망극한 아침밥 한 그릇이
나를 주저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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