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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외손녀의 알바

by 담채淡彩 2023. 1. 30.

2023.01.30 - 외손녀의 알바


의대 2년차 외손녀가 첫 겨울방학을 맞았다.
1학년 땐 비대면 수업을 받았으니 그땐 방학도 없었다.
처음으로 등교가 시작되었던
2학년 해부학 실습 기간 중엔 시신 옆에서 쪽잠을 자면서
얼마나 힘들게 공부를 했던지 엄마가 가보니
혼자서 울고 있더라는 것.
그 외손녀가 긴 겨울방학을 맞아
난생 처음으로 알바를 지원했다.
혜화동 대학로에 소재한 찜닭집에서 음식을 나르고
식탁을 정리하고 바닥 청소를 하는 등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다섯 시간 일을 하고 시급 만원, 하루 오만 원을 번다.
1학년 비대면 수업 기간 중 고교생 1명에게 1주에 4번
하루 3시간 과외를 하면서
월 300만 원 가까이 받은 것에 비하면 용돈도 안 되는 벌이지만
지금 하는 알바도 괜찮다며 웃는다.
쪼들리지 않는 가정형편인데도 험한 세상에 뛰어들어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손녀가 장하다.
그 엄마는 동계훈련 잘 받고 있다면서 깔깔 웃는다.
좋은 사회경험이 될 것이다.
후일, 훌륭한 의사가 되어 어질러진 식탁을 물걸레로
닦아내듯 아픈 환자를 돌볼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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