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7 - 첫눈/담채
서울에는 117년 만에 가장 많은 첫눈이 내렸다는 보도다.
이날 나는 병원 두 곳을 찾았다.
한 병원에서는 어머니 6개월치 약을 처방 받고, 반포에 위치한 또 한 병원에서는
복통 때문에 복용하는 내 약을 처방 받았다.
오후 2시경 반포에 있는 병원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약 10여 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목화꽃 같은 첫눈이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두꺼운 하프코트 깃을 세우고 눈보라 속을 다만 느리게 아주 천천히 걸었다.
늙음에 대하여 입 아프게 떠들다가 아내와 함께 첫눈을 밟아보는 죄를 짓고 있었다.
누구였을까,
눈보라를 뚫고 왔다가 돌아간 많은 사람들의 어지러운 발자국들.
나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한 시간 이상 자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 이 글을 쓴다.
밖에는 아직도 함박눈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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