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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2022.07.23 - 미리 받는 생일床*

by 담채淡彩 2022. 7. 23.

2022.07.23 - 미리 받는 생일床/담채

 

 

 

모처럼 子息들이 모였다

다음 주가 내 生日인데 각기 바쁜 애들이 휴일을 택해

모이자 하여 따른 것이다

이제 삶에 대한 염치도 없어져버린 나이이니 생일을 지나친들

서운을 타지 않을 것인데도 자식들은 도리를 다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신도림동에 살고 있는 아들이 길음뉴타운에 살고 있는

제 누나 집으로 오고

아내와 나도 딸네 집으로 가 모처럼 아홉 식구가 모였다

 

아직 어린 친손주 형제는 어디를 가나 천방지축이고

대학 2년차인 외손녀는 말수도 적거니와 그 와중에도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는 아들과 딸이 미리 준비한 생일床을 받았다

잡초 모가지 위에서 힘들게 피어난 꽃잎들,

그게 子息일진대 이만큼 장성하여 제 몫을 하고 있음에 감사하는 

순간이다

 

다음 주 맞게 될 생일날에는 아내와 함께 작은 床을

성좌처럼 펼쳐놓고 도솔천으로 가는 이야기를 나누리라

 

말매미들이 기를 쓰며 울어댄다

한 곳에선 꽃이 지고,

한 곳에선 꽃이 피고,

구름은 흩어지고,

바람은 오늘도 홀로 흐른다

 

손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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