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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219

무우無雨 - 종말론은 유효하다* 무우無雨 - 종말론은 유효하다 /강성백 이 지구 상에는 100년 동안 비가 없는 긴 가뭄이 수차레나 지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과 축생은 江을 찾아 떠나고, 가다가 죽었으리라 산기슭에서 죽고 마른 들녘에서 죽고 어느 죽은 나무 밑에서도 쓰러져 죽었으리라 인류가 江가에 당도했을 때는 불과 3분지 1 정도만 살아남았다 그때마다 인류는 강가에서 다시 일어나고 다시 100년의 가뭄이 시작되면 그때마다 산 것들은 또 무릎을 꿇었다 기록이 없던 시대 지구 상에는 이런 가뭄이 수차례나 지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100일 동안 비가 내리면 노아의 홍수가 오고 100일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사막이 된다 지금도 구름과 비의 神은 태양神의 손 안에 있다 인류의 종말론은 아직도 유효하다 * 서울대 천문학과 학생들( 중앙 미모의.. 2020. 7. 25.
시절時節* 시절時節/강성백 아날로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급한 일은 전보로 긴 말은 편지로 최소의 문명으로 만족하는 時代가 있었다 인류가 외계로 가는 광속의 시대에 나는 그때가 그리운 것이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 간 그때도 그랬을까 달빛 하나로 밤을 밝히던 원시에도 모든 이야기의 끝은 사랑으로 끝났다 문명은 앞으로 가고 그리움은 뒤에서 온다 2020. 7. 14.
밤이 길어 밤이 길어 /강성백 밤이 길어 밤이 길어 수리부엉이 울음으로 밤이 길어 삼경에 둥그는 달과 삼경에 길 떠난 철새와 바람의 울음으로 밤이 길어 멀리 있는 식구가 보고싶다 별빛 가루가루 부서져 내리며 이 밤 끝없이 떠내려가는데 적막도 거룩한 침실에 흰 달빛 무엇하러 드는가 2000년 12월 安眠島에서 note 사람은 혼자일 때 더 깊어지고 더 먼 곳으로 닿는다. 2020. 7. 10.
이별離別* 離別/강성백 ​​離別詩를 읽었다 내 안에 부는 미세한 바람 그 진동으로 하여 나는 詩를 읽는다 이별이란 잠시의 이별도 영원한 死別도 포함된다 우리는 왜 만남을 기다리면서도 이별을 두려워해야 하는지 누구도 永遠을 함부로 취할 수 없듯 이별도 만남도 그 정체는 有限性이다 깊은 밤 궁수자리를 이탈하는 별들이 우주 밖으로 빠져나간다 진실한 건 運命뿐 이별은 개인史를 생략한다 note 몇 십 억년의 자연史와 천 년 너머의 역사를 꿰면서도 잠시의 이별에 개인史는 과장된다 2020. 7. 7.
솔새 - 내 사랑 안면도安眠島 솔새 - 내 사랑 안면도安眠島 /담채 노역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개미가 죽은 매미의 허물 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풀이며 꽃이며 나무며 무쇠 날에 쓰러진 자리마다 사람의 집이 생겨나고 길이 생겨나고 천년을 걸어온 발짝들이 간 곳 없이 사라져간다 어느 돌은 여기 어느 풀은 저기 뿌리가 뽑힌 적송赤松들이 짐차에 실려 섬을 떠난다 숲과 개울과 언덕의 뿌리들이 제 몸 찾아 술렁이는 밤, 바다는 아직도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을 위하여 잠들지 못하고 수백 년 해풍에 머리 빗고 빗물에 몸을 씻던 소나무 한 그루 또 쓰러진다 낮게 내려앉은 하늘과 구름의 비좁은 간극에서 우뢰 우는 소리가 들린다 둥지를 잃은 솔새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듯 동네 몇 바퀴 돌다가 솔숲을 떠난다 일만 번의 계절을 살며 스스로 풍.. 2020. 7. 4.
통점痛點 통점痛點 /강성백 한 인연이 떠나간 길 그 웅숭깊은 자리에 뻥 뚫린 구멍 하나 그대로 섬인 그대로 폐허인 2020.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