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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바람이 지나가고*

by 담채淡彩 2022. 9. 5.

바람이 지나가고/담채

 

떨어지기 직전의 열매를 만난다

뿌리와 잎이 가장 멀어졌을 때

허공에는

다음 계절의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이 지나가고

꽃이 지고

그리운 것들이 가고

꽃은 또 진다

그것 때문에 우주의 바깥까지 날아가

소멸의 기원을 찾아가는 지금은 외롭다

오늘 나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몹시 바빴다

 

사람들이 울먹이며

복음서를 읽는 세기말

 

나무는 오늘도

덜 말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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