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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

천사

by 담채淡彩 2022. 9. 2.

 

천사 - 2020.06.14/담채

 

아내의 턱이 아파
함께 k대학 치과병원을 찾았다
미모의 50중반의 여교수가 말했다
잇몸도 건강하고 턱뼈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턱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이 뭉친 것 뿐이라고
이 간단한 이유를 얼마나 자상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지 그 자체로 천사다
의사는 장장 30여 분을 웃어주었다
돈이 아깝지 않았다
나는 이 신기한 장면을 기억하기 위해
열심히 진료 중인 의사에게
기념 사진 한 장 찍자고 할 뻔했다
다음 주에 병원에 갈 땐
허접한 내 시집 '노년일기'를 전해야 하겠다
병원을 나서는 돌계단
장엄한 햇빛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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