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들다 /담채
서쪽으로 서쪽으로 한없이 가다보면 쓰라린 모래의 땅 사막에 닿으리
사는 일 모두가 비지땀을 흘리며 모래산을 넘는 일, 나는 아무 준비 없이 불모의 사막에 툭 던져진
낙타 한 마리, 떨리는 맥박소리를 쥐고 바람이 그리는 능선을 따라 광막한 세상의 사구砂丘를 넘는다
이곳에서 살찌는 것은 바람뿐, 聖者도 神도 명상처럼 마른다
모래바람이 경적을 울리며 따라오고 몸속의 수분이 조용히 빠져나가는 곳, 모래가 증명하는 것은 오직 모래뿐
바람이 울 때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사막이 번져나간다
모든 生은 윤회하므로 누구나 한 번은 낙타가 되어 죄 없이도 갈증하며 모래산을 넘어야 하리
세상은 아직도 이별이 자주 오고 무위의 약속들 끝없이 흘러가는데 모래 위에 떨어진 아픈 무릎
가도 가도 모래뿐인 사막을 절룩 절룩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