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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2024.04.18 맑음/ 사막에서 발원한 두 종교가 오늘도 충돌한다. 티벳에서 태어나면 불교에서 길을 찾고 사막에서 태어나면 Alah가 유일신이다. 알고보면 이슬람의 유일신인 알라-하느님과 그리스도교의 유일신인 여호와-하나님은 동일한 신인데도 하나의 신을 믿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인과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지구상에서 가장 길고 가장 참혹한 것이 아이러니다. 이념은 편견을 낳기도 하며 이를 수정하는데는 얼마나 긴 시간이 소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전쟁의 뉴스가 우울을 불러오는 4월이다. 목요일이다. 일주의 절반 이상을 지나왔다. 이렇게 또 주말이 다가오고 있다. 안 그래도 나이가 들면 지구의 자전속도가 빨라진다는데 주말이 다가온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으니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며칠.. 2024. 4. 18.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내가 나에게 묻는다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내가 나에게 묻는다 /담채 배가 아픈 뒤로 술 끊고 커피 끊고 담배 끊고 바깥출입도 줄었다 가끔은 마음 둘 곳 없어 되지 않는 글을 쓰기도 하고 섬처럼 살아가는 일에 익숙해져가는 그런 날들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격조한 세월 탓에 지인들과도 할 말이 없어지고 왕래도 끊어질 것이다 무더기로 핀 라일락꽃 향이 백 리를 달려가는 이 아침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내가 나에게 묻는다 다시 적막할 공간에 채워질 양식과 밤을 지켜줄 불침번은 무엇일까 지금껏 연연하고 집착하며 내가 키워온 것들이 한참을 어긋나 먼 길을 떠나고 있다 2024.04.16 2024. 4. 16.
아프면 귀가 얇아진다 아프면 귀가 얇아진다/담채 삶의 노정에서 외로운 사람들끼리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끼리 통한다는 것은 따뜻한 일이다. 오늘도 내 문제를 가지고 힘든 싸움을 하며 침을 맞는데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해줬다. 자신은 이 한의원에 다닌지 일 년 반이 지났지만 차도가 없어 인근에 있는 '참사랑한의원'으로 옮길 생각이라며 나에게도 그 한의원에 가보라는 것이다. 아마도 동병상련으로 얘기를 해준 것 같았다 아프면 귀도 얇아지는 것, 사암침을 맞고 나온 나는 지체없이 옆자리에 있던 사람이 말해준 참사랑한의원을 다시 찾았다. 아픈 증상을 말해주자 젊은 여자 한의사는 위장병은 병도 아니라면서 약침으로 쉽게 고칠 수 있다고 했는데 약침은 1회에 1만원의 비용과 6개월 정도 치료기간이 소요될 것이라 말해주었다... 2024. 4. 14.
허기진 생에 대한 연민 허기진 생에 대한 연민/담채 자생의 능력을 상실한 이백 살 먹은 거북이 겨우 관람객이 던져주는 빵 쪼가리 따위에 줄을 서야 한다 갑골의 유적 대신 물이끼를 키우는 등 그 등에 새겨지던 세월의 비밀이 푸른 처연으로 남아있다 우리 모두 너무 오래 살고 있다 2024. 4. 10.
산책길에서 날씨가 확 풀렸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아지는 계절이다. 정오가 되어서야 산책길에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 산책로를 활보하는 수녀 님( 양산 옆으로 좌우 4명)을 보았다. 그들에게도 두근두근 봄바람이 불었나보다. 2024.04.09 2024. 4. 9.
수양벚나무 아파트 단지 수양벚나무에도 봄이 찾아왔다. 날씨가 우중충하여 더 좋은 풍경을 담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2024년 봄풍경을 남기다. 2024.04.03 2024. 4. 3.
발足에 대하여 발에 대하여/담채 인류의 스승인 예수가 엄숙한 시간에 제자의 발을 씻겨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간해서 밖으로 나서지 않는 발 발은 가슴처럼 뽐내본 경험이 없다 어떤 나라의 수행자는 맨발로 정진을 하고 건강열풍이 불어닥친 우리 이웃은 맨발로 산책을 한다 태어날 때 가장 늦게 나와 밑바닥만 전전한 두 발 열 개의 발가락이 안쪽으로 안쪽으로 굽어있다 내 몸 중 가장 먼 곳 내 몸 중 가장 쓸쓸한 곳 발足/담채 가벼운 것들이 그리워 날아오르고 싶은 날 길을 어르며 땅을 딛는 발 긴장하는 발바닥이 돌부리 하나 풀포기 하나 건너뛰며 발짝을 떼었을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사무치게 짓눌렀을 무게들 땅으로 스며들어 묵음이 되었으리 눈에서 멀어 아픔도 조용한 발 향방 없이 멀었던 길들 얼마나 걸었는.. 2024.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