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21

자식과 부모의 관계 재편에 대하여 2024.05.13 - 자식과 부모의 관계 재편에 대하여 아들가족이 싱가폴 여행을 다녀왔다.그 얘기를 20여 일이 지나서야 10살 손자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손자는 할머니에게 절대로 말하지 말라는 며느리의 얘기까지 털어놓았다.이 얘기를 듣고 화가 난 아내는 아들의 가족채팅방에 카톡을 날렸다.이후 아내는 전화로 호통을 칠 생각이었으나 카톡을 받은 며느리가 무서워서전화를 받지 않았다.아내는 성격상 거짓말을 싫어한다.때에 따라 어른의 마음이 불편할까봐 부득이 짓게 되는 거짓말(필요악)까지도 이해하지 않을 만큼 아내는 거짓말을 싫어한다. 아내와 나의 성격차이가 확연하게 들어나는 대목이다.나는 아들의 행동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이해하는 한편 아내는 거짓말이라는 자체를 두고 용서.. 2024. 5. 13.
歲月의 강 歲月의 강/담채 벌써부터 만들어진 '백세시대'이 말은 神話가 아니다 지치지도 않는 축복의 홍수에 시달리며우리는 이미 백세시대의 신도가 되어있다 나는 지동설을 신봉한다 노년에 이르면 지구의 자전속도가 빨라지는 것인데생각이 속도를 조율하는 시대다  노년의 입구에서 바라본 歲月의 강누구나 건너가는 이 강은과적한 짐 때문에 더 서러운 것이다     note 인생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다.지나간 날들이 비록 ​쏜살같은 세월이었지만, 돌아보면 이젠 먼 길을 ​온 것 같다. 마침내 인생은 갖가지 삶의 의미를 ​체험하기에 충분한 기간인 것을 인정하게 된다.​이 세상에 사는 동안 메시아를 기다리는 마음, ​사모하고, ​닮고 싶은 소원, 사랑했던 열정만으로도 ​우리는 그 문 안에 들어서 있는지 모른다. 썩어 없어지지 못한.. 2024. 5. 12.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담채 지난 세월이 어긋나서너와 나는 지금 분리 중이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는 묵은 운명론을 나는 믿고 있다  정지해 있으면서도 쉼 없이 작용하는 운명의 간섭 외나무 다리를 건너다 만난 사람이나일생을 그리워하다 만난 사람이나 만남은 다 같은 質量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만남의 배후에는 더 먼 데서부터 이어진 緣이 있다   2024.05.11 2024. 5. 11.
序詩 - 기워야 할 것들 序詩 - 기워야 할 것들/담채  이제 내가 기워내야 할 수많은 하늘과 바람인연들 예리한 슬픔과 맑은 느낌 기워도 기워도 아물지 않는 상처들 내 이승의 빚은 얼마나 될까 내 목숨으로 이어지기까지 창세 이후의 긴 핏줄들을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이 세상에는 내가 기워야 할 것들이 헤아릴 수 없이많다는 것을 오늘 배운다 세상의 모든 뼈들이 튼튼했으면 좋겠다 2024. 5. 9.
2024.05.08/맑음 2024.05.08/맑음  시간이 많은 날들이 오히려 불안을 키운다. AI기술의 출현은 인류가 핵을 발명한 것과 같다는 뉴스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 물 한 컵을 마시고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새벽이 왔다.  딱 세 시간 자고 나니 늦은 아침 시간이다.노모에게 전화를 드리고 평일과 다름없는 어버이날을 보내고 있던 중아직 개강을 하지 못한 의대생 외손녀와 함께 딸이 왔다.엇그제 어버이날을 대신해 아들 식구와 미리 식사를 했는데도 그냥 넘어가기가 서운했던지 키위.연어. 버섯. 양상추. 쇠고기 등 먹거리를사 들고  다시 들렀다.  아내가 정기적으로 받는 혈액검사에서 혈료량이 많아 종합병원에서 재검사를 의뢰해 보라는 통보를 받고 한일병원을 찾아 비뇨기과 진료를 받았다.잘생기지도 않고 매우.. 2024. 5. 8.
길에 대한 명상 길에 대한 명상 / 담채 길을 가다 보면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한 발을 내디디면 두 걸음 뒷걸음질 칠 수도 있고 숨 가쁘게 걸어도 제자리걸음인 때가 있다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안갯속 미로처럼 길게 휘어진 길과나무와 꽃이 향기로운 아름다운 길 이렇게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몸 하나로 두 길을 갈 수 없어그곳에 서서 두 갈래의 길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많은 생각 끝에 나는  한쪽 길을 선택했다모두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꽃과 나무가 우거진 길이 나을 법 하기에가야 할 방향을 지침해 놓은 화살표를 따라 꾸준히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하지만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는 법한 번 의 선택을 바끌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먼먼 훗날 나는 한숨 쉬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느 숲속에서 두 갈래의.. 2024. 5. 4.
2024.05.04/맑음 2024.05.04/맑음 세월은 너무 빨라 아득히 먼 길을 온 듯도 하고 지금의 내 나이를 믿지 못할 때가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것도 순전히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밖으로 보이는 나는 이제 아저씨를 지나 꼼짝없이 할아버지의 세월에 진입해있다. 며칠 후면 어버이 날이다.딸과 아들이 점심을 사주러 동네에 왔다.소갈비살과 냉면을 먹었는데 나는 오늘도 야채죽이다.자고 새면 오르는 게 요즘 물가다.제법 비싼 식당 밥을 먹었어도 가난했던 유년기를 공유하는 노년 세대들은어머니가 해준 밥을 지상 최고의 식사로 기억한다. 식사가 끝난 후 아들과 딸이 용돈을 주었는데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부모에 대한 예절이려니 생각하여 고맙게 받고 나는 나대로 착한 여동생과 함께 계시는 노모에게 용돈을 보냈다.   자식하고 .. 2024.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