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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기다림 / 담채 오늘 하루도 당신을눈에다 묻고귀에다 묻고마음에다 묻고 잘 살았다 기도문처럼 흩어지는 마음은언제나 한쪽 귀를 열고당신을 기다렸다   note 누군가를 사랑할 때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과 풍경이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게 한다.그러나 그것들 중 어떤 것도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채워 주지는 못한다.사랑하는 이를 대신할 만한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2024. 5. 21.
병원 가는 날 병원 가는 날/담채 98세 어머니 병원 가는 날 당신을 업었는데 까치집처럼 가볍다 누가 속을 파먹었는지 껍데기만 남은 몸 육 남매가 찢고 나온 몸이 연어 떼를 몰고 간다 2024. 5. 15.
자식과 부모의 관계 재편에 대하여 2024.05.13 - 자식과 부모의 관계 재편에 대하여 아들가족이 싱가폴 여행을 다녀왔다.그 얘기를 20여 일이 지나서야 10살 손자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손자는 할머니에게 절대로 말하지 말라는 며느리의 얘기까지 털어놓았다.이 얘기를 듣고 화가 난 아내는 아들의 가족채팅방에 카톡을 날렸다.이후 아내는 전화로 호통을 칠 생각이었으나 카톡을 받은 며느리가 무서워서전화를 받지 않았다.아내는 성격상 거짓말을 싫어한다.때에 따라 어른의 마음이 불편할까봐 부득이 짓게 되는 거짓말(필요악)까지도 이해하지 않을 만큼 아내는 거짓말을 싫어한다. 아내와 나의 성격차이가 확연하게 들어나는 대목이다.나는 아들의 행동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이해하는 한편 아내는 거짓말이라는 자체를 두고 용서.. 2024. 5. 13.
歲月의 강 歲月의 강/담채 벌써부터 만들어진 '백세시대'이 말은 神話가 아니다 지치지도 않는 축복의 홍수에 시달리며우리는 이미 백세시대의 신도가 되어있다 나는 지동설을 신봉한다 노년에 이르면 지구의 자전속도가 빨라지는 것인데생각이 속도를 조율하는 시대다  노년의 입구에서 바라본 歲月의 강누구나 건너가는 이 강은과적한 짐 때문에 더 서러운 것이다     note 인생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다.지나간 날들이 비록 ​쏜살같은 세월이었지만, 돌아보면 이젠 먼 길을 ​온 것 같다. 마침내 인생은 갖가지 삶의 의미를 ​체험하기에 충분한 기간인 것을 인정하게 된다.​이 세상에 사는 동안 메시아를 기다리는 마음, ​사모하고, ​닮고 싶은 소원, 사랑했던 열정만으로도 ​우리는 그 문 안에 들어서 있는지 모른다. 썩어 없어지지 못한.. 2024. 5. 12.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담채 지난 세월이 어긋나서너와 나는 지금 분리 중이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는 묵은 운명론을 나는 믿고 있다  정지해 있으면서도 쉼 없이 작용하는 운명의 간섭 외나무 다리를 건너다 만난 사람이나일생을 그리워하다 만난 사람이나 만남은 다 같은 質量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만남의 배후에는 더 먼 데서부터 이어진 緣이 있다   2024.05.11 2024. 5. 11.
序詩 - 기워야 할 것들 序詩 - 기워야 할 것들/담채  이제 내가 기워내야 할 수많은 하늘과 바람인연들 예리한 슬픔과 맑은 느낌 기워도 기워도 아물지 않는 상처들 내 이승의 빚은 얼마나 될까 내 목숨으로 이어지기까지 창세 이후의 긴 핏줄들을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이 세상에는 내가 기워야 할 것들이 헤아릴 수 없이많다는 것을 오늘 배운다 세상의 모든 뼈들이 튼튼했으면 좋겠다 2024.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