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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맑음 2024.05.08/맑음  시간이 많은 날들이 오히려 불안을 키운다. AI기술의 출현은 인류가 핵을 발명한 것과 같다는 뉴스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 물 한 컵을 마시고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새벽이 왔다.  딱 세 시간 자고 나니 늦은 아침 시간이다.노모에게 전화를 드리고 평일과 다름없는 어버이날을 보내고 있던 중아직 개강을 하지 못한 의대생 외손녀와 함께 딸이 왔다.엇그제 어버이날을 대신해 아들 식구와 미리 식사를 했는데도 그냥 넘어가기가 서운했던지 키위.연어. 버섯. 양상추. 쇠고기 등 먹거리를사 들고  다시 들렀다.  아내가 정기적으로 받는 혈액검사에서 혈료량이 많아 종합병원에서 재검사를 의뢰해 보라는 통보를 받고 한일병원을 찾아 비뇨기과 진료를 받았다.잘생기지도 않고 매우.. 2024. 5. 8.
길에 대한 명상 길에 대한 명상 / 담채 길을 가다 보면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한 발을 내디디면 두 걸음 뒷걸음질 칠 수도 있고 숨 가쁘게 걸어도 제자리걸음인 때가 있다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안갯속 미로처럼 길게 휘어진 길과나무와 꽃이 향기로운 아름다운 길 이렇게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몸 하나로 두 길을 갈 수 없어그곳에 서서 두 갈래의 길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많은 생각 끝에 나는  한쪽 길을 선택했다모두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꽃과 나무가 우거진 길이 나을 법 하기에가야 할 방향을 지침해 놓은 화살표를 따라 꾸준히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하지만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는 법한 번 의 선택을 바끌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먼먼 훗날 나는 한숨 쉬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느 숲속에서 두 갈래의.. 2024. 5. 4.
2024.05.04/맑음 2024.05.04/맑음 세월은 너무 빨라 아득히 먼 길을 온 듯도 하고 지금의 내 나이를 믿지 못할 때가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것도 순전히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밖으로 보이는 나는 이제 아저씨를 지나 꼼짝없이 할아버지의 세월에 진입해있다. 며칠 후면 어버이 날이다.딸과 아들이 점심을 사주러 동네에 왔다.소갈비살과 냉면을 먹었는데 나는 오늘도 야채죽이다.자고 새면 오르는 게 요즘 물가다.제법 비싼 식당 밥을 먹었어도 가난했던 유년기를 공유하는 노년 세대들은어머니가 해준 밥을 지상 최고의 식사로 기억한다. 식사가 끝난 후 아들과 딸이 용돈을 주었는데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부모에 대한 예절이려니 생각하여 고맙게 받고 나는 나대로 착한 여동생과 함께 계시는 노모에게 용돈을 보냈다.   자식하고 .. 2024. 5. 3.
2024.05.02 / 맑음 2024.05.02 / 맑음  며느리의 생일을 깜빡하고 그냥 지나쳤다.이제는 적어두지 않으면 내 생일도 까먹게 생겼다.아들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 얘기했더니 이젠 안 챙겨도 괜찮다고 했지만무심한 듯 보여질까 마음이 쓰였다. 곧 어린이 날이고 어버이 날인 5월 8일은 막내 손자가 태어난 날이다.달력에다 표시는 해두었지만 병원 가는 날에만 신경을 쏟다보니 그마저도 잊어버릴까싶어 미리 용돈을 보내기로 했다. 아침 일찍 노모의 전화를 받았다.여동생에게서 최고의 보살핌을 받는 중에도 안면도에 가셔서 여름을 보내고 싶다 하신다.겨우 하루 세 시간인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만  생활하시겠다는 것인데 그러기엔 연세로 보나 건강상태로 보나 불가한 일이다.  그런데도 막무가내 안면도로 데려다 달라 하신다.아버지와의 결혼 이후 .. 2024. 5. 2.
길 위에서 51 - 53 길 위에서 51 - 그리운 날 / 담채 거기서는 여기를 여기서는 거기를 그리워한다 산다는 일이 그러려니 싶었는데사라진 것들의 뒤에서 우리는 잠시 허둥거린다 나이가 들면 어느덧 인생은 없고 드문드문 낯선 그리움 몇몇 걸치고 있을 뿐이다 ​그리운 날과 그리운 소리만 들린다면당신은 老年이다 길 위에서 52 - 습관이 길을 만든다 /담채 사람은 길들여 진다입맛이 그렇고 地名이 그렇고 세상으로 향하는 나의 窓이 그렇다언제나 좋은 것과 싫은 것을 구별해 낸다 가난한 날의 식탁을 잊지 못하고왜 내 고향은 특별한가사랑은 왜 꼭 그 사람이어야 하는가 완고한 因習의 벽​​습관이 길을 만들고우리는 자신이 다니는 길을 편애한다 길 위에서 53 - 부활의 전조/담채 부활의 전조가 일면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한가지 언어로 통한다 .. 2024. 5. 1.
2024.04.30 - 독백 2024.04.30 - 독백 /담채 욕심을 그만 부리라고  하느님께서  병을 주셨다 몇 차례 황사가 지나가자  꽃들은 다투어 피었다 졌다 허공에 가지를 뻗고 파란 잎을 내미는 일꽃을 피우고 열매 하나 새로 허락하는 일까지 혼자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나는 나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다 사자별자리가 자취를 감추면 봄날이 갈 것이다  꽃이 피었다고 웃을 수만은 없는 그런 날이다 '사랑'이란 말은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이 되뇌인 말이다그 가볍고 가벼운 것이 우리의 눈을 감게 만들고다시 한 번 세월의 더께를 거두게 하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아침이면 알게 되리라밤새 외우고 또 외웠던 경전의 마디가 다 부질없었음을 평정을 잃은 것들이 제 궤도를 한 번 이탈할 때마다세상은 생채기로 가득 차고 그 언저리에 울타리를 둘러.. 2024.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