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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219

내 딸 시집을 간다* 내 딸 시집을 간다/담채 내 딸 시집을 간다 분홍 저고리 청치마 아내 오장육부 따라간다 제 어미가 나를 만나 母港을 떠나왔듯 한 번도 가본 일 없는 길 따라 母港을 떠난다 험한 세상 목을 꺾어 돌아보지 못한 것이 아이를 키우고 밥을 안치고 된장국 간을 맞추며 한 家系를 이어갈 것이다 모든 길은 떠남으로서 시작이 되는 것이므로 슬하를 떠난 후에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 盛婚 훗날 두 사람 온전하거든 눈이나 펑펑 내려라 삼백 예순 날 꽃잎 날리며 살아라 note 한 해를 걸어온 사람들이 다음역을 기다리며 서성이는 12월 도심의 예식장, 주례사는 짧고 붉은 카펫이 정갈하다 나는 子息을 놓고 또 하나의 삶을 실험대 위에 세운다 2001.12.23 2022. 7. 26.
未完의 길* 未完의 길/담채 還甲을 살았으면 세상을 한 바퀴 돌았다는 것이다 나의 외로움도 世上을 한 바퀴 돌았다는 것이다 목마른 구원도 한 모금 사랑도 모두가 집착 이 길 다시 오더라도 빈손으로 떠도는 바람 소리 들리리니 2008.06 安眠島에서 2022. 7. 24.
첫사랑* 첫사랑/담채 사뭇, 그리운 이는 그리운 채로 끝 모를 천공에 걸어두고 그리하여 가난 한 채 들여 魂만 지니면 그 인연 긴 江으로 흘러 제 물빛 되려는가 2022. 7. 24.
사막에 들다* 사막에 들다 /담채 서쪽으로 서쪽으로 한없이 가다보면 쓰라린 모래의 땅 사막에 닿으리 사는 일 모두가 비지땀을 흘리며 모래산을 넘는 일, 나는 아무 준비 없이 불모의 사막에 툭 던져진 낙타 한 마리, 떨리는 맥박소리를 쥐고 바람이 그리는 능선을 따라 광막한 세상의 사구砂丘를 넘는다 이곳에서 살찌는 것은 바람뿐, 聖者도 神도 명상처럼 마른다 모래바람이 경적을 울리며 따라오고 몸속의 수분이 조용히 빠져나가는 곳, 모래가 증명하는 것은 오직 모래뿐 바람이 울 때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사막이 번져나간다 모든 生은 윤회하므로 누구나 한 번은 낙타가 되어 죄 없이도 갈증하며 모래산을 넘어야 하리 세상은 아직도 이별이 자주 오고 무위의 약속들 끝없이 흘러가는데 모래 위에 떨어진 아픈 무릎 가도 가도 모래뿐인 사막.. 2022. 7. 23.
간극間隙* 간극間隙 /담채 사랑은 삶을 외롭게 한다 이별은 삶의 전부를 다치게 한다 우리는 늘 만남을 기다리고 언제나 이별 앞에 서 있다 조용히 들여다보면 삶은, 대체로 쓸쓸하다 네가 나에게 온 거리와 내가 너에게 간 거리는 결국, 이별을 찾아가는 간극이었다 * note 만남은 언제나 아득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만남은 기다린만큼 오래가지 못한다. 살아오면서 스치는 인연들이 많다. 그때마다 새로운 이별이 내게로 오는 것이다. 2022. 7. 23.
단상斷想* 단상斷想 -결혼예식장에서 지인의 子婚이 있던 날 도심 대로변에 우뚝 선 교회에서 치른 결혼 예식 주례사는 짧고 웅장한 교회 건물이 압도적이다 이천 년 전 약속의 땅으로 오신 성자는 ​광야에서 ​ 복음을 전하시고 짧은 생애를 마쳤다 인류의 스승인 그가 추운 곳을 빌려 세상에 오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을 경험하고 동경하는 소수의 집단이 그의 뒤를 따랐다 그때의 신앙은 추운 맨바닥에서도 당당하고 엄숙했으리라 예수가 떠난지 이천여 년, 많은 교회들이 호화롭고 거대한 궁전 안에 보혈의 십자가를 걸었다 메시아의 강림은 아직도 미궁이며 救援도 成佛도 물질로는 되지 않는다 2014.12.27 십자가 상 /담채 평생 대못에 걸린 나무 십자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도 순해지겠다 끝없이.. 2022.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