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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詩219

경계* 경계 /담채 암흑에서 별까지 그 아득한 경계를 넘어 적조에 든 한 목숨 기댈 곳 없어 난간으로 난간으로 담담히 흘러온 탈북자 다방 아가씨 혈육을 등지고 첫사랑을 등지고 너무 진한 입술로 또 다른 경계를 넘는다 2011. 10 note 서해 변두리 어두운 티켓다방, 茶를 내오는 아가씨 치마가 너무 솔직하다. 하나원 교육을 마친 후 얼마 되지 않아 이곳까지 흘렀다고 했다. 두만강을 건널 때 피 말리던 순간과 북에 두고 온 가족들 생각으로 이내 이슬이 맺힌다. 秋夕을 며칠 앞둔 하늘 높은 날이다. 2022. 12. 20.
산정山頂에서* 산정山頂에서 /담채 ​바람이 우는 도봉산 산정 적막에 금이 간 듯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인멸하고 바람만 걸친 한 점의 적막 억새풀도 나무도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일제히 엎드려있다 엎드린 채 그대로 삶의 형식이 되어버린 낮아서 지혜로운 것들 마음 깊은 육신의 죄 눈물겹다 ​이 황량한 산정에서 고독과 싸우다 선 채로 죽는 것은 도도한 산정의 질서다 바람과 비에 깎인 풀과 나무들이 마른 피 같은 이파리 몇 개씩 붙들고 있다 육신의 무게를 다 버린 의지의 표상만 남아 있는 고립무원의 저 자리 ​산이 슬퍼 보일 때가 있다 한때 밀림의 흔적을 기억하는 풀과 나무들 울음꽃이 피었다 바람이 신음을 뱉어낼 때마다 밟힌 풀이 일어서듯 슬픔이 깃든 뼈를 수만 번 뉘었다 세우며 살아남아있는 것들 높은 곳에 뿌리를 둔 것들은 .. 2022. 12. 19.
인습의 벽* 인습의 벽/담채 ​ 사람은 각자의 길과 습관이 있다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인습의 벽 이것이 운명이다 한 번의 윤회 때마다 유전자지도는 재편되므로 이번 生의 줄거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나이 들어 쓸쓸할수록 운명은 바람을 일으키며 내달린다 그래서 우리는 수정의 기회를 놓치고 이렇게 왔다가 간다 2022.12.17 2022. 12. 17.
이방인* 이방인/담채 여기는 東海, 혼자서 여행하다 풍문으로 찾아간 작은 레스토랑 저녁식사를 하는 한 가족의 모습이 정겹다 그러나 나는 이방인 한 구석에서 국적불명의 퓨전음식을 먹으며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늘에 감사를 하고 오늘 밤엔 쓸쓸함을 대신할 카톡으로 그리운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리라 사는 일에 외로움 타지 않을 사람 있을까마는 비어있는 의자에 앉히고 싶은 사람이 많이 그리운 늦은 저녁 시간 사는 동안 보이지 않는 그리움의 무게가 언제나 컸다 2022.12.09 NOTE 나의 여행은 주로 혼자이며 계획 없이 떠나고 돌아온다. 그래도 좋다. 계획하지 않았으므로 얽매임이 적은 이 삶이... 2022. 12. 9.
손금* 손금/담채 한번은 돌아보아야 할 내 생의 지도地圖 경계만 있을 뿐 길은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눈물을 닦아내야 할 내 손바닥에 미로처럼 그어진 금 깊게 파인 도랑을 따라 고요한 것들이 흐른다 대나무처럼 치켜 올라간 두 운명선과 멀리 휘돌아 내린 생명선과 숱한 칼날을 받아낸 듯 잔금 많은 내 손바닥 언젠가 나에게 마음 고생 많이 하겠다는 말을 한 사람이 있었다 아직 누설되지 않은 운명이 비문처럼 남아 있는 긴 강 우리는 지상에서 가난한 새처럼 살다가 하늘로 간다 2022. 12. 9.
라싸 가는 길 - 오체투지* 라싸 가는 길 - 오체투지/담채 - 어디로 가는가 - 라싸*로 간다 - 누구와 가는가 - 혼자서 간다 라마로써 일생에 한 번은 가야 하는 길 가다가 저물면 길 위에 몸을 맡길 것이다 길 위에 벗어 둔 전생의 업 차곡차곡 밀어내며 흙먼지를 감싸 안은 저 영혼은 얼마나 먼 나라를 가고 오는가 무릎 이마 두 손, 피 얼룩 안고 넘는 一拜 一拜 긴 자취 들풀조차 볼 수 없는 가장 높은 곳의 고뇌 땅을 찌르는 두 손이 빈 하늘을 받든다 혼자 온 길 풀잎 같고 혼자 갈 길 이슬 같다 * 神의 땅’이라는 뜻을 지니며, 티베트 라마교의 종교 및 정치 중심지 오체투지 순례의 종착지 * * 순례자가 오체투지로 넘는 해발 4,618m의 아흔아홉 구비의 산 note 그들은 이 고행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던 것일까. 인간으로 .. 2022.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