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159 길 위에서 37 - 時間의 등 뒤에서* 길 위에서 37 - 時間의 등 뒤에서/담채 서울로 가족을 옮기고 30년 넘게 주말부부를 했다. 길 위에 울타리를 쳐놓고 금 안에 갖혀지낸 30년.... 문득, 가족과 떨어져있으면서 쓴 詩들을 꺼내보고 있다. 歲月 저 편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떠난 것이 많으나 곤고한 길 위에서 시시각각 울어대던 꿈과 아직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이루 말할 수 없는 격랑으로 일렁이던 것들이다. 그동안 날려보낸 쓸쓸했던 문장들 지금은 어딜 가고 있는지 궁굼타.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오는 줄 모르게 왔다가 떠나는 것들, 말이 없으나 그 침묵이 더 많은 말을 하고 있다. 밤이 길어/담채 밤이 길어 밤이 길어 수리부엉이 울음으로 밤이 길어 삼경에 둥그는 달과 삼경에 길 떠난 철새와 바람의 울음으로 밤이 길어 멀.. 2022. 11. 23. 길 위에서 63 - 가을 소묘/담채* 길 위에서 63 -가을 소묘/담채 헛도는 속도로 하루가 간다 섬을 떠나온지 10년, 고추가 오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나는 산으로 간 한 마리 바닷게였다 이 우울한 도시에 또 한 번의 가을이 왔다가 간다 소슬한 바람이 불고 사방에 지천인 꽃도 벌들도 바쁠 일이 없다 사명을 다한 나무는 잎을 보내며 월동을 준비하는 자세가 지극하다 나는 과장되고 까닭없는 이 환절기의 우울을 다시 앓는다 가고 오는 것들의 비틀거리는 걸음 , 우리는 사랑도 이별도 다 배우지 못했으므로 무심으로 돌아가는 낙엽 한 잎의 행로조차 다 읽을 수 없다 가을비 그치자 바람은 차고 낙엽의 계절이다 한 몸에 공존하는 생명과 비생명의 이 팽팽한 대결, 나무들은 뿌리에게 다음 계절을 위탁하고 성하盛夏를 건너온 잎들을 미련없이 보내고 있다 매미들이.. 2022. 11. 17. 서울살이 1 - 이주移住 외 서울살이 1 - 이주移住 정년퇴직 후 西海에서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평생 살아온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왔다 나는 산으로 간 한 마리 바닷게였다 회색의 도심에서 망연한 풍경을 그리워하며 날마다 바다를 끌어다 덮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들판에서 흔들리고 싶었다 2013.12.03 *** 여기, 서울살이로 이름 지어진 글들은 2012년 안면도에서 서울로 거주를 옮긴 뒤 서울에서 쓴 글들이다. 때때로 고향바다가 그리웁고 남겨두고 온 것들이 그리워질 때마다 마음 가는대로 써내려갔다. 서울살이 2 - 부고訃告 단비 내리는 아침이다 한 동안 고락했던 직장동료의 부고를 받다 70년대 초 종로구청에 근무하다가 박봉의 불만으로 공기업에 재취업한 동료다 매사에 얼마나 반듯한지 육사생도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그가 정치인이 되었더라.. 2022. 11. 10. 길 위에서 68 - 2022.11.7 길 위에서 68 - 2022.11.7 오늘은 어머니 협심증 약을 처방받는 날이다. 4개월마다 대리처방을 받는데 그 기간이 15년을 훌쩍 넘었다. 15년 전 어머니를 서울로 모셔와 건강검진 중 심전도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와 혈관조영촬영을 하고 처방했던 약을 지금까지 복용 중이시다. 하루도 빠짐없이 15년 넘게 그 약을 복용 중인데도 아직 부작용 없이 잘 지내시고 계시다. 96세 어머니... 매일 日記를 쓰실만큼 정신이 건강하신 분이다. 요즘들어 잠을 설치는 날들이 많아졌다. 요양보호사의 전화를 받고 이번에는 신경안정제를 추가하여 처방을 받았다. 어머니께 전화를 했더니 “고맙다, 감사하다.”는 대답이다. 子息에게 “고맙다, 감사하다.”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은 얼마나 세기적인가... 2022. 11. 7. 노년일기老年日記 - 황혼의 사랑 노년일기老年日記 - 황혼의 사랑 여름 지나고 가을 지나고 계절만의 속력으로 겨울이 오고 있다 무성했던 풀과 잎들이 단풍 들고 마르고 떨어지며 이제는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들이다. 떠나온 곳을 향하여 다시 돌아가는 그 족적들이 어떤 모양으로 남게 될지에 우리는 궁금해한다. 발도 다리도 없는 그 족적은 지나간 후에만 보이는 그리움처럼 우리가 떠난 후에만 보이게 된다. 때로 인생이 사막 같게 느껴질 때 한 자루 삽처럼 열심히 생을 퍼올렸던 그 자국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모른다. 우이천변 산책길. 오늘도 나는 습관적으로 그 길을 걷다가 맑은 천변川邊에 조용히 내려앉은 백로 한 마리를 본다. 새끼를 받을 때와 죽을 때 일생에 단 두 번 무릎을 꿇는다는 저 백로 한 마리, 백로는 어.. 2022. 11. 6. 아침 산책* 아침 산책 거의 매일 아침 두 시간 정도의 산책을 한다. 서울 어느 동네든 산책로가 있기 마련이고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것 같다. 이곳 우이천변 산책로도 예외가 아니며 사철 물이 흐르는 우이천엔 오리, 민물가마우지, 메기, 붕어,그리고 팔뚝만 한 잉어가 우글거릴만큼 자연친화적인 풍경이다. 위 사진은 우이천 바로 위 제방길인데 오래된 벚꽃나무가 줄지어 들어서 무더운 여름철에도 그늘 속에서 걸을 수 있어 사철 걷기운동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길이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하루 두 시간 남짓 이 길을 걷는다. 갑지기 추워진 오늘은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이 유난히 눈에 들어와 처음으로 사진까지 남겼다. 2022.11.04 2022. 11. 4.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27 다음